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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명탕(聰明湯)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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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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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한약만 먹는다고 머리가 좋아지나? 의지와 노력이 있어야…

총명탕은 중국 명나라 때의 유명한 의사인 공정현(공廷賢)이 창안한 처방입니다.
공씨는 태의원(太醫院) 의관(醫官)을 지낸 그의 아버지 공신(공信)에게서 어려서부터 의술을
전수받은 덕택에 의학에 대한 이해가 몹시 깊었다고 합니다.
부친으로부터의 조기교육(?) 탓인지 아무튼 그는 만병회춘(萬病回春), 수세보원(壽世保元)
고금의감(古今醫鑑), 운림신각(雲林神殼), 본초포제약성부정형(本草포製藥性賦定衡)
종행선방(種杏仙方), 노부금방(魯府禁方) 등과 같은 여러 권의 책을 저술하였는데
이 중 '고금의감'은 부친이 저술하다가 사망하자 뒤이어 완성시킨 역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백복신·석창포·원지 3가지 약물의 처방

처방 이름을 듣기만 해도 귀가 솔깃해지는 총명탕은 공정현이 지은 여러 책 중에서 1581년에
간행된 '종행선방'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 의서의 특징은 대부분 일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두 세 가지의 약재로 조성된 간편한 경험방이 주로 실려있다는 것인데, 총명탕 역시 백복신(白茯神), 석창포(石菖蒲), 원지(遠志)라는 단 3가지 약물로 구성된 아주 간결한 처방입니다. 즉 사시사철 푸르름을 잃지 않는 소나무 뿌리에 기생하는 불완전 균류(菌類)에 솔뿌리가 관통해 있는 백복신, 우리의 옛 여인네들의 머릿결을 청정하게 감싸주었던 창포물을 단번에 떠올리게 하는 석창포 뿌리, 그리고 능히 사람으로 하여금 뜻과 의식을 강하고 원대하게 만든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의 아기풀뿌리 원지, 이 3가지 약물만을 배합한 것이지요. 복용법 또한 간단하여 이들 약물을 각각 동일한 분량으로 섞어 한번에 12g씩 물에 달여먹거나, 달이는 것도 귀찮으면 가루를 내어 8g씩 찻물에 타서 하루 세 번 먹으면 된다고 합니다.

마음먹은대로 모두 기억해내는 효과

그럼 총명탕은 어떤 효과가 있느냐? 처방 중의 백복신은 심(心)을 보(補)함으로써 놀람·황홀함·성냄 등을 진정시켜 마음을 아주 평온하게 해주고, 석창포는 마음으로 통하는 구멍 즉 심규(心竅) 혹은 심공(心孔)을 활짝 열어주며, 원지는 군대에서 총기수입 할 때 꼬질대로 총신에 낀 때를 청소하는 것처럼 마음 구멍에 쌓인 담연(痰涎)을 말끔히 없애주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총명탕은 마음을 몹시 맑고 깨끗하며 평안하게 해줌으로써 공부에만 몰두할 경우 마음먹은 바대로 모두 기억해낼 수 있는 효과를 발휘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우리들의 기억력을 증진시켜 소위 '건망증(健忘症)'을 치료해 주는 것이지요. 그 효과가 얼마나 좋으면, 총명탕의 효능에 대해 오랫동안 먹을 경우 하루에 천 마디 말을 암송할 수 있다[久服能日誦千言]고 풀이해 놓았겠어요?

총명탕, 그 외의 처방들

그렇다면 총명탕 만이 기억력을 좋게 해주는 처방이냐 하면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처방 이름은
물론 그 효과까지도 총명탕에 버금가거나 오히려 더 우수한 것들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공정현의 또다른 저서인 '만병회춘'에는 공자와 같은 대 성인께서 항상 머리맡에 두고 계셨다는의미의 공자대성침중방(孔子大聖枕中方)이란 처방이 있는데, 이 역시 복용할 경우 사람이 총명해진다[服之令人聰明]고 하였습니다. 또 과거시험에 장원급제하는 것은 떼어 논 당상임을 연상시키게 만드는 장원환(壯元丸)이란 이름의 처방도 있는데, 이를 복용할 경우에는 천 마디 말을 외울 수 있음은 물론 책이 1만권 일지라도 그 내용을 모두 기억해낸다[服之能日誦千言 胸臟萬卷]고 하였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명나라때의 또 다른 명의 이천(李천)도 이른바 주자학(朱子學)을 집대성한 주희(朱熹) 선생께서 책을 읽을 때 늘상 가까이 했다는 의미로 주자독서환(朱子讀書丸)이란 처방을 만들어 그의 의학입문(醫學入門)이란 책에 실어놓았는데, 이 또한 건망증에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매우 효과적입니다. 이외에도 많이 있지요.
그러나 총명탕을 위시한 이들 한약만 먹는다고 해서 글자그대로 총명해지고, 장원 급제하며, 공자나 주희와 같은 대학자가 될 수는 없을 겁니다. 무엇보다 공부하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 그리고 그 의지에 따른 부단한 노력이 필수적이겠지요. 건성으로 슬쩍 한번 훑고 지나간 뒤 잘 기억나지 않는 것을 두고 애꿎은 날씨 탓, 머리 탓, 그도 모자라 조상 탓하기보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나 진지하게 반성해 보는 것이 올바르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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