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체질론
체질은 변하는가?
임상에 임하다 보면 "선생님, 제 체질 좀 바꾸어주십시오"하는 환자들을 쉽게 만나게 됩니다. 사상의학의 이론에 의하면 태어날 때에 부모로부터 받은 체질은 한번 정해지면 변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체질불변의 원칙에 따라 각 체질별로 운영되는 생리(生理)ㆍ병리(病理)도 서로 다른 차원에서 적용됩니다. 그러나 체질의 불균형 상태를 조정할 수는 있지요. 즉 부족한 것은 보충해주고 넘치는 것은 덜어주어 조정하는 것을 흔히 체질 개선이라 말하고 있으나 엄밀히 따지면 체질이 변하는 것은 아니지요. 이런 전제를 염두에 두고 체질을 구별해야 혼돈이 없습니다.
필자가 체질을 살펴보는 방법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 첫 번째는 겉을 보고 구별하는 방법인데. 여기서 '겉'이란 외모, 즉 용모와 체형을 말하는 것 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과일을 살 때 그것이 사과인지 귤인지 수박인지는 모양과 색을 보고 알 수 있듯이, 사상체질도 기본적인 체형(體形)을 가지고 있어 누구나 쉽게 자기 체질에 대해 판단할 수 있습니다.
- 두 번째는 속(마음)을 보고 구별하는 방법이다. '속'이란 심성(心性), 즉 성질과 재간, 항심(항상 가지고 있는 마음), 심욕(욕심)등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눈을 감은 상태여서 사과인지 귤인지 수박인지 겉을 보지 못한다 하더라도 먹어 보면 그 맛과 향을 통해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는 것과 비슷하지요. 사상 체질도 각기 특유의 성격이 있어 체질을 구별할 때 대단히 중요하게 취급하고 있다.
- 세 번째는 병증을 보고 체질을 구별하는 방법입니다. 병증이라고 하는 것은 평소 건강할 때의 생리적 증상(체질증)과 보통의 병세(대병)와 위중한 병세(중병)를 말합니다. 체질별로 생리적 조건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질병에 걸렸을 때 각기 독특한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 방법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맥진(脈診)외에도 전문적인 지식이 요구됩니다.
- 체질구분에는 앞의 세 가지 방법, 즉 겉ㆍ속ㆍ병증을 살펴 체질을 구분하는 것이 주요한 지표가 됩니다. 그런데 동양의학에서는 어떤 대상이나 현상을 관찰할 때 전체 속에서 부분을 이해하고 부분 또한 전체의 범위 내에서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한 가지 지표만으로는 판단이 충분하지 않으므로 세 가지 방법에 따라 종합적인 판단이 요구 됩니다. 여러분들도 가자의 체질을 한번 생각해 보시고 다음 지면부터 나올 각 체질의 특성과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소음인
소음인은 우리나리 인구전체의 약 3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많습니다.
腎大脾少하고 虛弱해 보이며 冷性體質로 땀이 없고( 無汗) 味覺發達이 발달되어 있으며 피부가 부드럽고 무의식중에 한숨을 잘 쉽니다.
한의학에서 손발은 비주사말(脾主四末)이라 하여 장부(오장육부) 중에서 비위(소화 기능과 관련된 장부)와 관련이 많다고 봅니다. 그리하여 소음인이 손발이 차고, 열이 나고, 붓고, 힘이 없고 하는 등의 경우가 모두 비위 기능과 관련이 깊습니다. 소음인 외의 체질에서도 소화가 안 되거나 체하면 일시적으로 손발이 찬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비위기능이 사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소화 기능이 회복되면 대부분의 경우는 손발이 찬 증상이 사라집니다.
소음인에게는 어떠한 특징이 나타날까?
- 체형의 특징
가장 큰 특징은 선이 가늘다는 것입니다. 소음인은 상체보다는 하체가 발달되어 골반이 넓고 엉덩이가 발달되어 앉는 자세가 안정감이 있으나, 어깨와 가슴이 좁고 얇으며 명치가 좁고 배꼽까지 거리가 짧습니다. 사지부(四肢部)를 살펴보면 상지보다는 하지가 발달되며 특히 대퇴부가 굵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 왜소하고 수척하여 저체중인 경우가 많아, 체형이 다부진 소양인과 비교됩니다. 그러나 요즘은 영양 상태와 운동 등으로 키가 큰 소음인도 많아 태음인과 비슷한 경우도 간혹 있으므로 주의 깊게 관찰하여야 합니다. 용모는 이목구비가 작아 미인형이 많으며, 남자도 예쁘게 생긴 사람이 많고 음성은 낮고 가늘며 조용하지만 잔소리가 많습니다. 피부색이 하얗고 질은 연하고 부드러우나 땀이 많이 나지는 않습니다.
- 성질(性質)의 특징
성질(性質)은 단정하고 신중하고 성격이 깔끔하여 지저분한 것을 싫어하지만 과감하거나 사치스럽지는 않습니다. 친숙한 사람을 가려 쉽게 어울리지만, 생소한 사람과는 처음에 교류하기 어려워합니다. 예민한 성격으로 조마조마한 소극적인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습니다. 사색적이고 치밀하며 착실합니다, 또한 판단력 빠름고 총명하며 예의바르고 세심하며 내성적이지만 자기중심적이고 질투가 심하고 항상 불안한 마음을 가비고 있습니다.
- 병증의 특징
소음인의 경우 消化器疾患. 優鬱症. 차멀미. 神經性疾患. 手足冷症. 泄瀉. 畏寒症등 대체로 차서 생기는 질환이나 소화기계 질환이 많이 옵니다.
그 외에 예민하여오는 증상인 목에 담이 낀 듯이 뱉어내기도 힘들고 삼키기도 어려운 인후증(梅核氣), 근육 질환 외에 만성피로, 냉증, 체중 저하 등의 증상이 자주 보입니다. 이처럼 소음인은 몸이 냉하고 예민하고 소화기가 약한 것이 커다란 특징이므로 평상시에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매사를 편안한 마음으로 생각하고 성분이 따뜻한 음식을 섭취하면 큰 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생활 하실 수 있습니다.
소양인
임상에서 환자들에게 "평소 성격이 어떻습니까?" 하고 물어보면 70~80%는 성격이 급하다고 대답을 합니다. 그렇다면 이들이 모두 소양인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성격은 생활환경, 직업 환경 등에 의해 자연스럽게 적응되어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빨리 빨리를 추구하는 한국 사회에서 살기에 편리한 방법을 택하다 보니 이러한 성격의 결과가 초래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요.
일반적으로 소양인을 진단하려면 다음의 특징도 함께 가지고 있으면서 소양인의 병태모형(병증)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소양인은 전체의 30%정도이지만 가장 구별하기 쉬운 체질입니다.
소양인은 어떠한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요?
- 체형(體型)의 특징
소양인의 체형은 상체가 발달하여 흉부가 넓고 충실하지만, 하체가 빈약하여 골반 및 엉덩이는 대부분 협소하므로 역삼각형 같은 체형을 가졌기 때문에 상체는 기운이 넘쳐 몸놀림이 민첩하고 순발력이 있으나, 하체는 기운이 부족하여 앉아 있는 자세가 불안정하고 지구력이 약합니다.
용모는 눈과 귀가 위로 올라서 있어 날카로운 형이고 음성은 가볍고 날카로우며, 말이 많아 경솔해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한 말을 함부로 하여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기 쉽지만 뒤끝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 성질(性質)의 특징
성질은 굳세고 강인합니다. 또한 소양인은 지혜로워서 다른 사람의 지식의 많고 적음을 파악하는 경향이 많고 재간은 사무에 능하여 일처리가 뛰어나 일의 선후 및 상관성을 먼저 파악하고 신속하게 처리합니다. 또한 새로운 방법론을 빠르게 받아들여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항심(恒心)은 구심(懼心)이 있습니다. 즉 항상 두려워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무슨 일이든 쉽게 시작하고 빠르게 추진하는 대신, 마무리에 서투른데다가 자꾸 일만 벌이는 습성이 있어서 뒤에 가서 문제가 자주 생기다 보니 항상 무슨 일이 성취하려 하고, 안을 다스리지 않는 것이 지나치면 다른 사람의 일을 빼앗으려는 마음이 생깁니다. 필요한 일과 불필요한 일, 중요한 일과 사사로운 일, 사적인 일과 공적인 일 등을 구분해서 지혜롭게 처리하는 것이 아니고 기분이나 감정에 따라 일을 하게 되므로 사고방식이 너무 제멋대로이고 자기 기분에 좌지우지되어 남이 보기에는 매사가 무원칙해서 함께 믿고 일하기 힘들게 보일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겉치레에 신경을 쓰므로 사치와 낭비를 범하기가 쉽습니다.
- 병증(病症)의 특징
소양인의 경우 대변이 잘 통하면 건강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건강하지 못하면 공포심(공심)과 건망증이 생기고 대변의 불통으로 인하여 가슴에 불이 나듯 답답해집니다. 腎臟炎. 肪胱炎. 尿道炎. 精力不足. 腰痛. 狹心症. 注夏病(봄타는 병)등 비뇨생식기 질환, 정신신경계 질환, 골질환 등에 자주 노출됩니다.
이처럼 소양인은 몸이 따뜻하고 성격이 급하고 상대적으로 신장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 특징이므로 짠 음식을 줄이고 熱飮食보다 성분이 冷한 飮食으로 몸을 시원하게 해주어 열을 식혀 주어야합니다, 또한 성격이 급한 경향이 있으므로 차분한 성격이 되도록 노력하여 몸에 화(火)가 쌓이지 않도록 조심하면 건강하게 생활 하실 수 있습니다.
태음인
태음인은 전체 체질의 50%정도를 차지 할 정도로 가장 많습니다. 보통은 외형상 살이 찐 사람을 태음인이라고 생각하기가 쉽다. 그러나 최근 사회가 발달되면서 영양 과다 및 운동 부족으로 인하여 비만한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살이 쪘다고 해서 태음인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몇 년 전 비만인을 대상으로 체질을 진단한 결과 태음인 약 60%, 소음인 약 30%, 소양인 약 10%, 태양인 2~3% 이었습니다. 따라서 '뚱뚱하면 태음인' 이라는 생각은 약 40%의 오류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 입니다. 그러므로 태음인으로 진단하려면 다음과 같은 겉과 속의 특징은 물론 태음인의 병태모형(병증)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태음인에게는 다음과 같은 특징들이 나타납니다.
- 체형의 특징
태음인의 체형은 허리 및 상복부가 발달되어 서 있는 자세가 굳건하지만 두경부(頭頸部)의 기세가 약합니다. 키는 보통 크기이며, 작은 사람은 드뭅니다. 체중은 비만한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간혹 보통 체중인 사람도 있는데, 역시 골격은 건실합니다. 부위별로 관찰해 보면 몸통이 크며, 팔 다리가 가는 경우가 많고, 특징적으로 두경부(頭頸部)가 차지하는 비율이 사상인 중에서 가장 적습니다. 지방과 근육이 많지만 체중 조절 및 운동을 통하여 육감적인 육체미를 뽐내는 경우도 많아 최근에는 미인 대회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체질입니다. 용모는 턱과 입이 둥글게 발달되었고 먹성이 좋아 너그러우면서도 우직한 인상이고 음성은 낮고 말이 적어 신중하지만 남에게 속을 안 보이는 면도 있습니다. 피부는 두껍고 거칠며 모공이 발달되어 땀이 많습니다.
- 성질(性質)의 특징
성질은 꾸준하고 끈기가 있어 성취에 능합니다. 따라서 시작한 일과 맡은 일은 무슨 일이든 끈기를 갖고 성취하는 장점이 있으나 자신의 지식이 미치지 않으면 포기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한 태음인은 부지런하여 다른 사람의 부지런하고 게으른 것을 쉽게 파악하는 경향이 있고 거처에 능하여 어느 곳에서나 뿌리를 잘 내리고 쉽게 정착하며, 한 가지 일에 꾸준한 일관성이 있고 외부와 타협하려 하지 않습니다.
겁이 많아 무슨 일이고 해보지도 않고 겁을 내거나, 아예 아무런 일도 추진하지 못하는 면이 있기 때문에 변화를 싫어하고 현재 자신의 처지나 상태에 안주하게 됩니다. 이것이 더욱 심하면 가슴이 자주 두근거리는 정충의 증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심욕은 물욕지심으로, 내부를 지키려는 마음이 많아지면 물욕에 얽매이기 쉽습니다.
- 병증의 특징
태음인이 건강하고 병이 없는 상태를 완실무병이라고 하는데 땀이 잘 나면 건강한 것입니다. 이에 반해 병증으로는 두려움, 가슴이 두근거리는 정충, 피부가 건조하여 땀이 나지 않는 것, 설사병 등이 나타난다. 그리고 뇌혈관 질환, 혈액순환기 질환, 호흡기 질환, 장 질환, 피부 질환 등에 자주 노출됩니다.
이처럼 태음인은 상대적으로 소음인보다는 덜 차지만 속이 차므로 소음인과 마찬가지로 몸을 따뜻이 해주고, 호흡기가 상대적으로 약하므로 인삼 효과를 볼 수 있는 더덕과 도라지를 많이 복용하고 녹용으로 보기(補氣)하여 주면 건강한 생활을 누릴 수 있습니다